책이야기/출판

『토끼 똥에서 녹차 냄새가 나요』 2010 우수 환경도서로 선정(환경부)

바탕~ 2010. 12. 10. 14:43





파리지옥샘의 생태이야기

토끼 똥에서 녹차 냄새가 나요


신준수 지음 | 175×225mm | 240쪽 | 값 12,000원 | 2010년 10월 5일 발행 | ISBN 978-89-89011-66-8 03810 | 2010 우수 환경도서(환경부)


목차

꽃의 나날 봄[春]

봄을 부르는 물가의 ‘버들개지’__11

식물도 무기를 사용할 줄 안다__14

저요 저요, 지천에 깔린 ‘큰개불알꽃’__16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산수유’__19

불임의 여자 ‘개나리꽃’__23

거미는 사랑 고백을 어떻게 할까요?__25

내 기억 속 아직은 풋것인 ‘제비꽃 사랑’__29

목련이 있는 뜨락에 첼로의 장중한 선율이 있다면__31

사람들은 왜 두꺼비와 공존하기를 바라는가?__34

지혜로워 더 예쁜 ‘소나무꽃’__37

심산의 멋을 느끼게 하는 ‘조팝꽃’__41

당신은 ‘찔레꽃’__43

깨침꽃을 피우는 ‘가침박달’__47

고봉으로 꽃피는 ‘이밥나무’__49

아까시나무의 미덕__53

냉혹한 비즈니스 ‘식물의 공생’__55

벚나무는 왜 수명이 짧을까요?__59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__61

누에와 ‘나’__63

 

넝쿨의 힘 여름[夏]

개망초 연가__69

나무는 왜 둥글게 자랄까요?__71

모기는 왜 앵앵거리며 피를 빨까?__74

식물의 물고랑__77

식물의 잎은 왜 초록색일까요?__80

남성을 상징하는 꽃, 밤느정이__83

내 유년의 기억 속 ‘소리쟁이’__86

떼허리노린재의 사랑 이야기__89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__93

부부 금실을 상징하는 ‘자귀나무’__95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선(線)의 미학, ‘옥수수’__98

여름을 노래하는 ‘매미’__101

‘타래난초’의 소녀 그리고 추억__104

기다림의 미학, ‘토끼풀’__107

식물의 성 ‘오르가슴’__110

여름에 피는 흰꽃들의 전략__113

떠나간 벗을 그리워하는 ‘배롱나무’__117

 

초록 집착이 물러간 자리 가을[秋]

가을엔 왜 단풍이 들까요?__123

열매는 왜 고운 색깔을 낼까?__125

씨앗들은 왜 여행을 떠날까요?__128

가을의 전 ‘억새’__131

가을이 머무는 자리 ‘은행나무’__134

귀족적이지 않아서 더 마음이 가는 ‘싸리꽃’__137

물가의 챔피언 ‘갈대’__141

‘똥나무’가 ‘돈나무’ 된 사연__144

서러운 ‘며느리밑씻개’여!__147

밥상 위의 보약 ‘냉이’__150

방사선 노출에 민감한 ‘자주달개비’__153

‘버즘나무’를 위한 초록 환타지__156

선비의 절개를 지켜주는 마음의 지주 ‘회화나무’__159

수풀 속의 무법자 사마귀의 ‘유물론적 사랑’__163

스텝의 달인 ‘초파리’__165

神이 최초로 만든 꽃 ‘코스모스’__168

주홍날개 ‘꽃매미’__171

용맹한 사냥꾼 사마귀, 알고 보면 허깨비__174

자유분방함의 으뜸 ‘칡’__177

잠자리가 그려낸 ‘사랑의 하트’__180

착각의 산물, 가을꽃__183

 

껴입을수록 추워지는 것은 시간과 세월 뿐 겨울[冬]

나무의 하드디스크 ‘나이테’__188

씨앗과 열매의 차이점은?__191

아는 만큼 보이는 ‘겨울 숲’__193

12월 달력 앞에서__197

영원한 사랑의 묘약, 페로몬__200

나무는 저마다 잠을 통해 말합니다__203

단조로운 겨울 숲에서 만나는 ‘조릿대’__206

생명과 미래를 지키는 ‘늪’__209

뼈에 이로운 물 ‘골리수’__212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 ‘까치밥’__215

자연 파괴의 주범은 누구?__218

기름 유출사고 현장 ‘구름포’에서__221

미리 준비하는 봄 ‘겨울눈’__224

봄을 기다리는 ‘로제트’__227

때가 되면 보고 싶은 꽃, ‘앉은부채’__230

토끼 똥에서 녹차 냄새가 나요__234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__237


본문

 

들어가는 말

영월 서강자락이 고향인 나는 어린 시절을 자연보다 더 자연처럼 보냈다. 달뿌리풀 뿌리를 캐먹고, 거위벌레 알을 찾아 먹고, 사마귀 알집을 구워 먹기도 했다. 여름 밤 별을 헤아렸고, 별똥 떨어지는 것을 보아두었다 이튿날 별똥을 찾으러 들로 산으로 쏘다녔다. 그때 별똥이라고 먹었던 것이 고라니 똥이었다는 것을 마흔이 훌쩍 넘어서 알게 되었다.

숲이 소화시킨 냄새들, 어둑한 경계로 마을과 나누어지던 숲의 냄새들. 그리고 물 흐르는 소리와 숲이 흔들리는 소리의 틈에서 자란 내 어린 날이 이 책을 쓰는 내내 찾아왔었다는 고백을 한다.

이 경이로운 자연을 놀이터로 자란 나에게 어느 날 새로운 눈으로 또 다른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찾아왔다. 생태교육연구소 ‘터’ 자연안내자 활동과, 숲 해설가 양성교육을 받으면서부터다. 차츰 숲을 찾는 일이 잦았고, 책장에는 나무 풀 곤충 생명의 온기로 가득한 책들이 늘어났다. 철철이 피고 지는 꽃들, 그 속에서 수런대는 그들만의 소소한 이야기는 밤잠을 설치기에 충분했다. 그 속에는 늦도록 뛰어놀던 내 어린 날이 있었다.

언젠가부터 내 안에서 수런거리는 숲의 소리들을 글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 나무 곤충, 그리하여 사소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 그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고, 무릎을 접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숲 이야기들, 그 속에는 자연과 더불어 놀고, 먹고, 어린 날처럼 뛰어놀았다는 흔적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저 잎으로 어떻게 뭘 하고 놀았지 어떻게 먹었지 저 열매는 무슨 맛이 났었지 저 꽃으로 무엇을 하고 놀았지 이런 것들이 내가 숲을 찾는 이유였고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이다.

밝히지만 나는 식물을 전공하거나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단 숲을 좋아하고 자연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것만으로 생태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여간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럴 때마다 전문 서적을 뒤척이고 인터넷을 검색해 자료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가끔 그들의 지식이나, 이론들을 옮긴 점을 고백한다. 하여, 일일이 출처를 밝히지 못한 점 이 지면을 통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해가 두 번 바뀌도록 매주 1회 충청리뷰에 연재했던 ‘신준수의 숲이야기’를 다듬고 보태어 묶어낸 것이다. 이 글이 연재되도록 지면을 허락해 주신 충청리뷰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글이 연재되는 동안 격려를 주신 많은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도움 주시고 격려해주신 충북숲해설가협회, 생태교육연구소 ‘터’에도 고마움을 전한다. ‘파리지옥’이 자연이름을 나에게 선물해준 ‘터’ 자연안내자들에게도 꾸벅 절한다.

무심히 지나쳐온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각자 이름이 있고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깨우쳐가는 중이다. 앞으로 돋보기로 숲을 들여다보는 자세로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가 나무, 풀, 곤충, 그 존재의 아름다움에 무릎을 꿇는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어 놓는다.

우연히 펼쳐 손에 들린 이 책이 어머니의 품에 기댄 듯 편안한 휴식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2010년 9월 파리지옥 신준수

 

 

봄을 부르는 물가의 ‘버들개지’

 

생명들에게 봄은 땅과 대기의 온도가 같아지는 시기입니다.

뫼와 들에 물이 오르고 퍽퍽 맨몸으로 허공을 들이받던 나뭇가지에도 새의 부리 같은 잎이 돋아납니다. 잎이 무성해질 것이고 새들이 노래할 것입니다. 뻐꾹새 울음에 귀를 내걸고 소일할 날을 붉은 모란촉처럼 오달지게 내밀어 봅니다.

이틀이 모자라 짧은 달이라 불리는 2월, 솜털을 간질이는 미미한 감촉은 계곡의 얼음을 녹이고, 흙을 녹이고, 땅속의 뿌리를 흔들어 깨웁니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물이 잠에서 깨어날 쯤 눈에 띄는 것이 버드나무입니다. 흙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버드나무는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세계로 뻗어가는 알토란같은 꿈을 꿉니다. 물기로 충만한 나뭇가지는 잎보다 싱그럽고, 줄기는 초록으로 빛납니다. 이쯤 되면 할머니는 갯버들 가지를 비틀어 피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피리는 굵기와 길이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음과 소리가 났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길이와 굵기가 조금씩 다른 버들피리를 이용해 선생님은 ‘고향의 봄’을 연주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가끔은 피시식~ 맥없는 방귀 소리가 나기도 하고, 뿡~~ 하고 뱃고동 소리가 나기도 해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곤 했습니다.

놀잇감이 귀했던 시절, 피리를 입에 넣을 때마다 쌉쌀한 맛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배꼽 밑이 뻐근하고, 아구창이 나도록 피리를 불었습니다. 그런데 그 쌉쌀한 맛이 인류 최대의 의약품, 아스피린의 원료라는 것입니다.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 들어 있는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입니다.

독일 바이엘사의 연구원인 펠릭스 호프만이라고 하는 사람은 류머티즘을 심하게 앓고 있는 아버지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진통제 개발에 나섰다고 합니다.

살리실산은 맛이 좋지 않아 먹으면 구역질이 나는 등 복용하기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살리실산과 아세트산을 섞어서 맛을 좋게 하고, 그 이름을 아세트산(acetic acid)의 ‘a’와 버드나무의 학명(Spiraea)의 앞 글자를 합성해서 ‘아스피린’(aspirin)이 되었다고 합니다.

수 만 봄이 머물다 간 자리 하루가 표정없이 걸려 있습니다. 이런 날 눈알이 시뻘게지도록 버들피리를 불어 봄은 어떨까요? 파랗게 부푼 저녁 공기 사이로 종달새 한 마리 지저귄다면 또 얼마나 좋을까요.

버들피리는 우주와 연결 고리입니다. 배꼽 밑이 뻐근하고, 아구창이 일도록 피리를 불면서 단전에 기운이 모입니다. 단전은 곧 우주입니다. 인간은 본래 천인(天人)이었던 까닭에 저마다 작은 우주를 하나씩 지니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단전입니다. 머리가 하늘이므로 머리에서 생각하는 것은 감정에 의한 것이며, 단전에서 생각하는 것은 우주의 이치입니다. 모든 것을 단전으로 생각하면 그릇됨이 없습니다.

무진장 변하고 있는 세상, 진실보다는 힘의 논리가 뜻을 펴는 시대라지만 자연, 동물, 사람 등 생명체를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는 그들만의 고요한 숨결이 있습니다.―『토끼 똥에서 녹차 냄새가 나요』(신준수 저, 도서출판 직지) 본문





환경부, 「2010 우수환경도서」 선정

http://www.me.go.kr/kor/notice/notice_enews2.jsp?id=enews_2&cate=&dirinfo=&key=subject&search=&search_regdate_s=&search_regdate_e=&order=&desc=asc&pg=1&mode=view&idx=176055


○ 「우수환경도서」는 매 2년마다 선정되며, 이번 「2010 우수환경도서」는 2008년 9월 이후 출간된 도서를 대상으로 유아․청소년․일반인 등 6개 분야에서 선정되었습니다.

- 2010 우수환경도서 선정 결과 -

구분

유아용

초등저학년용

초등고학년용

중․고등학생용

일반인용

전연령층

공모작품수

281

21

56

61

16

85

42

선정결과

114

11

21

24

8

34

16

※ 지난 ’93년부터 2년 주기로 선정하여 왔으며, ‘08년까지 총 529종을 선정